손의 흔적과 원고가 쓰인 시간을 보존한다.
하나의 메시지,서로 다른 몸
같은 이야기가 몸을 바꾸어도 어머님이 남긴 사랑과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곳은 원문을 대체하는 전시가 아니다. 어머님의 손글씨에서 출발한 사랑이 판독, 독자판, 삽화, 노래를 거쳐 웹이라는 몸 안에서 다시 만나는 장소다.
글자를 읽을 수 있게 하되 원문의 말투와 기억을 지킨다.
문장과 단락의 호흡을 다듬어 이야기가 앞으로 흐르게 한다.
말로 다 보이지 않던 시대와 표정을 한 장면으로 펼친다.
긴 서사를 설명 대신 감정과 반복으로 압축한다.
앞의 모든 몸을 한 장소에 연결하고 독자가 이동하게 한다.
어머님의 손글씨에서 판독 원문으로
이미지는 손의 흔적을 간직하고, 판독문은 그 흔적이 독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길을 연다.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독수리 오 형제의 애틋한 사랑〉 (sad love)
요즘 날마다 쏟아지는 살인적인 더위를 밤잠을 설치고 있는 이 시기에, 갑자기 조용했던 동창 영숙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야, 요즘 불볕더위에 어떻게 지내니?” “TV를 보다가 문득 옛날 우리 생각이 나서 연락했어.” “어~휴! 오랜만이다. 너무 더워서 꼼짝 않고 집에만 있어.” “잘 지내지?” “날씨 선선해지면 우리 만나서 묵은 회포는 풀자.” “응, 알았어.”
우리 모두는 황혼 인생, 85세가 넘은 나이라 소식이 끊기면 혹시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진다.
나는 그 시절 한동네 살던 독수리 오 형제가 생각이 났다. 그 집 앞마당은 동네에서 제일 넓어서 학교 갔다 오면 책가방 집에 내던지고 의례 그곳에서 놀았다.
남자 어린이들은 구슬, 딱지치기 등 놀고 여자들은 공기, 고무줄 놀이 등등……. 그러나 그 집은 아들만 오 형제라 텃세가 대단했다. 막내가 우리와 동기생인데 유난히 코를 많이 흘려 ‘코찔찔이’라 불렀으며, 그 별명만 부르면 그 집 형제들이 떼로 몰려나와 우리들을 못 놀게 괴롭혔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형들을 먼저 놀려댔다. “동쪽에서 번쩍, 서쪽에서 번쩍, 홍길동이 나타났다. 모두 비켜라.” 그러면 나는……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이 코찔찔이, 망종아, 또 네 형한테 일러라.” “이 찔찔아.” 우리들은 합창을 하며 놀려댔다.
그 댁은 아들들만 계속 낳아서 막내아들은 ‘아들 그만 낳으라’고 남상종이라는 이름을 지었단다.
제일 큰 형 남상준은 인물이 아주 잘생기고 멋지게 옷 빼입은 귀티가 나는, 첫눈에 탐나는 모범 대학생이었다. 사방모자에 대학생 교복 입은 모습은 정말로 든든하고 믿음직한 훌륭한 청년이었다.
1950년 6·25 전쟁 직후라 대학생은 보기 드문 시기였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댁은 할머님이 유명하신 소문난 무속인 작두무당이셨다. 그 집 부엌 옆문으로 나가면 넓은 채소밭이 있고 신당으로 꾸며진 별당이 있었다. 전쟁으로 인하여 가족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시기라, 혹시나 살아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전국에서 보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온 것으로 기억된다.
한 달에 몇 번씩 굿을 하는 날이면 동네 아이들이나 아줌마들이 구경하며, 끝난 후에 나누어주는 음식 얻어먹는 재미에 상당히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곤 하였다. 하얗고 예쁜 꽃버선을 신고 시퍼런 작두 위에서 춤을 추면, 모두들 조마조마 마음 졸이며 가슴을 움추렸던 기억도 난다.
한편 우리들은 매주 주일날이면 천막교회를 전전하면서 풍금, 연필, 과자 등 많이 준다는 교회로 몰려다니며 예배드렸던 것도 기억 중의 하나다.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한편 멋쟁이 남씨네 큰아들 상준은 대학생이고, 예쁘고 똑똑한 여학생인 경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충청도에서 유학 온 경아는 혼자 자취를 하였으며, 아버지가 그곳 조그만 교회 목사님이셨다. 딸만 셋 중 막내로 두뇌가 명석하고 마음씨 착하고 예쁘고 복스런 아가씨였다.
둘이는 대학 캠퍼스 환상의 커플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촉망되는 모범생들이었다.
그러나 방학 중에 경아네 집을 방문한 그는 목사님 딸임에 깜짝 놀랐으며, 졸업 후엔 충청도 농촌에서 마을 사람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계몽 활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 들어 부모님은 아주 흡족해하셨다.
그러나 상준은 무당집 장손이라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마침내 세월이 번개같이 흘러, 할 말을 잃은 침묵만 지키던 그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경아, 내가 아주 많이 널 사랑하는 것 알지?” “우린 어떤 역경이 닥쳐도 절대 흔들리면 안 돼!” “알았지?” 몇 번이고 다짐을 하고, 또 손가락 걸고 굳은 약속을 하였다.
한편 상준댁에서는 그 애가 자취한다는 말씀을 듣고 언제 졸업 때까지 기다리냐고, 빨리 결혼시켜 데리고 오라는 할머님의 명이 떨어졌다. 이 댁에서 할머님 말씀은 곧 법이었다. 큰 고민에 빠진 상준은 이제 경아에게 말할 때가 되었구나 하며, “경아?”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경아? 내가 할 이야기가 있어. 꼭 들어주어야 해!” “응? 나도 말할 게 있는데?” 상준 얼굴은 아주 무거운 표정으로 부모님께서 졸업하면 결혼하라고 허락받았다는 말을 빨리 하고 싶었다.
그때의 경아 표정은 아주 복스럽고 달덩이 같튼 한송이 장미꽃 같았다. “먼저 해봐.” 서로 먼저 말하라 하다가 상준이가 한참 망설이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듣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란 경아는 할 말을 잃었다. 미신, 무속인, 작두무당의 장손…….
“난 어쩜 좋아?” 내가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될 상태다.
경아는 몇날 며칠을 견디다가 학교를 자퇴하고 시골집으로 내려갔다. 상준은 애타게 경아를 찾아다니다가 친구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듣고는 한동안 찾아 헤매다가 온몸이 탈진한 상태였다.
경아는 건강이 좋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었다고만 부모님께 말했다. 경아 어머니는 말도 없이 한숨만 쉬며 울고 있는 경아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이유를 물어도 침묵만 지키다가 서울 친구 만나러 간다 하며 귀경을 하였다.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아주 오랜만에 서울역에서 만난 두 사람은 침묵 속에서 그녀가 나온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그녀가 하자는 대로 온양온천 기차표를 끊고 기차에 올랐다.
금년 초에 할머님께서 “상준아, 올해는 물(水)을 조심하거라.”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지만, 온천이나 하고 올라올 생각뿐이었던 것이다.
경아는 이번 여행을 계획하고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으며, 눈물만 계속 흐르고 있었다.
대천 앞 바다를 보면 마음이 탁 트일 것 같다는 그녀 말에 먼저 바닷가로 갔다.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갈매기 떼들, 통통거리며 떠다니는 고깃배들, 모두가 평화롭고 낭만이 넘쳐 보이며 환상감을 주는 듯하였다.
그러나 경아가 먼저 물에 들어가며 오랜만에 물놀이하자며 헤엄치기 시작하자 상준도 따라 들어갔다. 그들은 두 손을 맞잡고 한없는 슬픔에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경아가 물속에서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있을 때 갑자기 검은 구름과 비바람이 몰려오고 높은 파도가 몰려와 둘은 그만 물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놀란 가슴 움켜잡고 “사람 살려요.” 하며 구조 요청을 했고, 한참 만에 구조대원들이 와서 구조했지만 경아는 이미 숨진 채였고, 상준은 구조대원들이 인공호흡에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손글씨를 읽는 두 번째 몸
숨지고 말았다.
서로가 만나서는 안 될 서로들 인연이었음에도 둘이는 죽도록 사랑했고, 헤어지면 못 살 것 같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깊은 정에 푹 빠진 상태였다.
사랑이신 하느님! 저 높은 곳에서 사랑 가득한 눈길로 그 둘을 품어 살펴주시고, 어둠을 거두시고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시며, 솟아오르는 태양 속에서 찬란한 얼굴 속에서도 이승에서 못다 한 그들의 애틋한 사랑, 천상에서 다시 만나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오니 받아주십시오.
한편 대학가에서는 이 두 남녀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운동장 한편에 예쁜 돌탑 한 쌍을 놓고 오며 가며 쳐다보면서 전설로 지금까지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2026. 8. 홍수경 할머니
원고 하단 날짜: 2026. 8. 24.
1 / 6쪽
독자가 읽는 소설,눈앞에 펼쳐지는 장면
활자는 사건의 순서를 만들고, 삽화는 그 사이에 있던 시대의 공기와 인물의 침묵을 보여준다.

기억의 문
01 · 뜨거운 여름날 걸려온 전화
요즘처럼 살인적인 더위가 쏟아져 밤잠까지 설치는 때였다. 갑자기 한동안 조용했던 동창 영숙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요즘 불볕더위에 어떻게 지내니?”
“TV를 보다가 문득 옛날 우리 생각이 나서 연락했어.”
“어휴, 오랜만이다. 너무 더워서 꼼짝 않고 집에만 있어.”
“잘 지내지? 날씨 선선해지면 우리 만나서 묵은 회포나 풀자.”
“응, 알았어.”
우리 모두 황혼에 접어든 인생이다. 여든다섯이 넘은 나이라 한동안 소식이 끊기면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해진다. 전화를 끊고 나니 어린 시절 한동네에 살던 ‘독수리 오형제’가 생각났다.
02 · 독수리 오형제의 골목
그 집 앞마당은 동네에서 제일 넓었다.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을 집에 내던지고 으레 그곳에 모여 놀았다. 남자아이들은 구슬치기와 딱지치기를 했고 여자아이들은 공기놀이와 고무줄놀이를 했다.
그 집에는 아들만 다섯이어서 텃세도 대단했다. 막내는 우리와 동기였는데 늘 코를 흘려서 우리는 그를 ‘코찔찔이’라 놀렸다. 그 별명을 부르면 형제들이 떼로 몰려나왔다. 그래도 우리는 “동쪽에서 번쩍, 서쪽에서 번쩍, 홍길동이 나타났다. 모두 비켜라.” 하며 형들을 놀렸고, “이 코찔찔이, 망종아, 또 네 형한테 일러라.” 하고 합창하듯 놀려댔다.
아들을 연달아 낳은 집안에서는 막내에게 ‘이제 아들을 그만 낳으라’는 뜻으로 남상종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했다.

남상준의 집
03 · 큰아들 남상준
오형제의 맏이 남상준은 인물이 훤하고 옷맵시도 좋은 대학생이었다. 사방모자에 대학생 교복을 입은 모습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웠다. 6·25 전쟁 직후라 대학생을 보기 드물었던 시절이어서 동네 사람들의 눈에는 더욱 훌륭한 청년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집안의 할머니는 소문난 무속인이자 작두무당이었다. 부엌 옆문으로 나가면 넓은 채소밭이 있었고 그 곁에는 신당으로 꾸민 별당이 있었다. 전쟁 때문에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던 사람들이 혹시 살아 있을지 몰라 애타는 마음으로 전국에서 찾아왔다.
한 달에 몇 번씩 굿이 열리는 날이면 동네 아이들과 아낙들이 구경을 왔다. 굿이 끝난 뒤 나눠주는 음식을 얻어먹는 재미도 있었다. 하얀 꽃버선을 신은 할머니가 시퍼런 작두 위에서 춤을 추면 모두 마음을 졸이며 가슴을 움츠렸다.
그 무렵 우리 아이들은 풍금이나 연필, 과자를 준다는 천막교회를 찾아다니며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무당의 신당과 천막교회가 한 동네의 기억 속에 함께 있던 시절이었다.

두 사람의 약속
04 · 상준과 경아
대학생이 된 상준은 예쁘고 똑똑한 여학생 경아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충청도에서 유학 온 경아는 혼자 자취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고향의 작은 교회 목사였다. 세 딸 가운데 막내인 경아는 총명하고 마음씨가 착했으며 복스럽고 아름다운 아가씨였다.
두 사람은 대학 캠퍼스에서 환상의 커플로 불렸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촉망받는 모범생들이었다. 경아는 졸업 뒤 충청도 농촌으로 돌아가 마을 사람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계몽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했다. 부모님도 두 사람의 앞날을 기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상준의 마음에는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자신이 무당집의 장손이라는 사실이었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
05 · 말하지 못한 집안 이야기
세월은 빠르게 흘렀다. 상준은 경아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경아, 내가 아주 많이 널 사랑하는 것 알지?”
“우린 어떤 역경이 닥쳐도 절대 흔들리면 안 돼. 알았지?”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다짐하고 손가락을 걸어 굳게 약속했다.
한편 상준의 집에서는 졸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빨리 결혼해 며느리를 데려오라고 재촉했다. 집안에서 할머니의 말씀은 곧 법이었다. 상준은 이제야 경아에게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경아, 내가 할 이야기가 있어. 꼭 들어주어야 해.”
“응? 나도 할 말이 있는데?”
달덩이 같은 얼굴이 한 송이 장미꽃처럼 복스럽고 아름다웠던 경아 앞에서, 상준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자신이 미신과 무속인의 집안, 작두무당의 장손임을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은 경아는 소스라치게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난 어쩌면 좋아?”
경아는 며칠을 견디다가 학교를 자퇴하고 시골집으로 내려갔다. 상준은 애타게 경아를 찾아다니다 친구를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 그는 온몸의 힘이 빠져버린 사람처럼 탈진했다.
경아는 건강이 좋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었다고만 부모님께 말했다. 어머니가 우는 이유를 물어도 침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다시 서울로 향했다.

마지막 여행
06 · 두 사람의 마지막 여행
아주 오랜만에 서울역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상준은 경아가 나와준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두 사람은 경아가 하자는 대로 온양온천행 기차표를 끊고 기차에 올랐다.
상준은 문득 그해 초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상준아, 올해는 물을 조심하거라.”
그러나 상준은 온천에 다녀오는 여행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경아에게는 마지막 여행이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지만 눈물을 삼켰다. 두 사람은 마음이 탁 트일 것 같은 대천 바다로 갔다. 수평선 너머 갈매기 떼와 통통거리며 떠다니는 고깃배가 평화롭고 낭만적으로 보였다.
07 · 바다
경아가 먼저 물에 들어가 오랜만에 물놀이하자며 헤엄치기 시작했다. 상준도 뒤따라 들어갔다. 두 사람은 두 손을 맞잡은 채 한없는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
그때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비바람이 불었다. 높은 파도가 두 사람을 덮쳤다. 구조 요청을 들은 사람들이 달려왔고 한참 뒤 구조대원들이 두 사람을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경아는 이미 숨진 뒤였다. 구조대원들은 상준에게 인공호흡을 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상준도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다시 만나는 곳
08 · 사랑이신 하느님
서로 만나서는 안 될 인연이었음에도 두 사람은 죽도록 사랑했다. 헤어지면 살 수 없을 것처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깊은 정에 빠져 있었다.
사랑이신 하느님! 저 높은 곳에서 사랑 가득한 눈길로 두 사람을 품어 살펴주소서. 어둠을 거두고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소서. 이승에서 못다 한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 천상에서는 다시 만나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오니 받아주소서.
대학가에서는 두 남녀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졌다고 한다. 운동장 한편에는 두 사람을 기억하는 돌탑 한 쌍이 놓였고, 사람들은 오며 가며 그 돌탑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사랑을 오래 기억했다.
다시 만나
소설이 사건을 따라간다면, 노래는 남겨진 감정을 품고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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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WAV는 보존되어 있으며, 웹에서는 같은 음원의 재생용 사본을 사용한다.
몸이 바뀌면,메시지의 흐름도 바뀐다
내용은 같아도 매체가 독자에게 요구하는 감각과 속도는 같지 않다.
기억은 손의 속도와 떨림을 갖는다.
기억은 이름과 장소를 되찾는다.
기억은 문장 사이의 호흡을 얻는다.
기억은 얼굴과 빛과 시대의 풍경이 된다.
기억은 설명을 덜어내고 감정으로 남는다.
기억은 여러 몸 사이를 독자가 직접 이동하는 장소가 된다.